어느 서가(書架)에나 오랫동안 잊혀져 있는 책 한 권 정도는 있듯이, 우리의 기억 속에도 고이 접혀져 있는
추억 하나를 꺼내 읽어봅니다. 왜 그런지? 애써 지웠다, 잊혀져 희미해졌다 싶은 것도 다시 또렷해지는
까닭을 알 길이 없습니다,
이제 새로운 이름으로 처음부터, 또다시, 쌓아 올라가야만하는 저에게..
핸드앤트리에 맡겨진 디자인현판 글씨체를 보고 숨막힘과 마음 한편이 아려왔던 건
시인 허수경의 詩가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.
이런 손글씨로 씌여진 나에게 보내졌지만 나에게 닿지 못했던 '편지 한 통',
이 있었다면 어떻해야만 할까요?
어느날 애인들은 詩. 허수경
나에게 편지를 썼으나 나는 편지를 받아보지 못하고 내 영혼은 우는 아이 같은 나를 달랜다
그때 나는 갑자기 나이가 들어 지나간 시간이 어린 무우잎처럼 아리다
그때 내가 기억하고 있던 모든 별들은 기억을 빠져나가 제 별자리로 올라가고
하늘은 천천히 별자리를 돌린다
어느날 애인들은 나에게 편지를 썼으나 나는 편지를 받지 못하고
거리에서 쓰러지고 바람이 불어오는 사이에 귀를 들이민다 그리고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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